[칼럼]대북정책 ‘전략적 인내’ 절대 잊어선 안된다 인쇄하기
이름 NKnet
2008-06-09 13:52:39  |  조회 26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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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정책 ‘전략적 인내’ 절대 잊어선 안된다

[객원칼럼] 임기초 위기, 하늘이 준 기회로 만들어라
[2008-06-08 18:05 ]

이명박 정부가 취임 100일을 맞이하자 언론사들이 앞다투어 대통령의 지지율을 조사했다. 그 수치는 대체로 20%대로 제시된다. 취임 100일의 지지율 치고는 역대 선례가 없을 정도로 저조하다.

한국이 처한 객관적 난국은 무겁다. 총체적 난국이 따로 없다. 고유가의 타격이 크다. 물가는 동반상승하였다. 세계 곡물 시장도 요동친다. 고유가와 곡물가격 상승의 여파는 필수생활품목들의 가격을 함께 올리고 사회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기름을 넣지 못하는 트럭이 서자 물류가 막히고 건설 현장은 원가 상승을 초래해 분양가를 올려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그것이 다시 국민의 피부로 와서 시름을 깊게 한다.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는 삽도 뜨기 전에, 아니 시행 공표도 하기 전에 잠재적, 선험적 반발에 부딪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한미 FTA를 위한 쇠고기 협상 타결은 지금 국민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난망 중 난망이다. 공기업의 민영화 추진도 동반 반발에 묻혀 발목이 잡힐 지경이다.

그렇다면 대북 문제는 어떨까. 겉으로 보면 국민들은 뭔가 되어 가는 게 없다고 오해할지도 모른다. 북한은 남한 정부를 향해 시위를 하며 망나니처럼 행동한다. 남북이 마주 앉아 의논해야 할 밥상을 제 멋대로 발로 걷어차며 행패를 부리고 있다. 남한으로서는 그 같은 깡패짓을 그저 미동없이 지켜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선의이다.

그러나 묘한 것은 시간이 갈수록 국민들은 북한을 탓하기보다 북한의 행태를 논외로 하고 서서히 한국 정부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는 현실이다. 한국 정부가 어떻게든 으르고 달래야 한다며, 이른바 남북간 경색 국면 자체가 시비 걸기 좋은 문젯거리가 된다. 이 정부에 무조건 반대하는 쪽은 벌써부터 '대북 정책의 부재'라느니 하는 빚좋은 언사를 동원해 국민을 호도하기 시작한다.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은 그동안 저런 북한의 행태에 스스로 안달복달하며 잘도 넘어갔던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 같은 정책은 정책도 아닌 것처럼 입맛대로 비판해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수령독재 국가라 여론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여론의 눈치를 살필 필요도 없고 상황과 시간을 저울질하는 것은 오로지 독재자의 몫이다. 반면 남한은 민주주의 국가이다. 여론을 따라야 하며 그 여론의 추이도 좋은 말로 '역동적'이기 짝이 없어서 ‘전략적 인내'라는 것이 들어설 여지조차 잘 안 보인다. 따라서 여론의 추이를 지나치게 의식하다보면 정책의 원칙과 기조를 잡고 가기가 어렵게 된다.

그동안 북한의 행태를 반추해 보면 우리의 대북 정책에는 진정 많은 인내가 필요할 듯하다. 북한은 남한을 상대로 대결 국면을 최고조로 만듦으로써 남한 정부와 여론을 자기 페이스로 끌어들이는 전술을 쓰곤 하였다. 지난 정부들에서 아주 재미를 본 수법이다. 국민의 여론을 살필 필요도 없고 심지어 자기 국민이 굶어 죽어도 아랑곳 않는 독재정권이기에 남한 정부와 맞서는데 거칠 게 없다. 이런 북한의 독재정권을 상대로 한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인내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과거의 수렁으로 발을 들여놓게 될 것이다. 국민들은 이 점을 명료하게 똑바로 보아야 한다. 정부의 반대편에 있는 언론들의 그 속이 빤한 호도를 냉철히 꿰뚫어 보아야 하는 것이다.

물론 한국 정부는 대북 정책에서 창조성과 적극성을 잃어서는 안된다. 자신이 세운 분명한 원칙과 기조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싸움을 걸고 혼란을 야기하려는 북한의 의도를 무시하고 평정심과 평상태의 의연한 자세를 유지해 가는 것이 우선 필요하지만,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끊임없이 움직이고 고민하는 노력 자체는 활발하게 견지되어야 한다. 대북정책의 원칙과 기조를 튼튼히 하면서도 창조성을 잃지 않고 적극적 실천을 늦추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거기서부터 대북정책의 해법과 동력이 나온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처한 총체적 난국은 충분히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먼저 맞는 매가 약이 될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의 체질 강화는 불가피하고 예정된 어려움에 대한 응전과 극복의 더 큰 힘과 지혜를 줄 수 있다.

정부의 지난 100일이 주는 교훈이 분명 있을 것이다. 변화하고 탈바꿈해야 할 것도 있다. 그러나 위축되기보다 위기를 헤쳐가는 뒷심이 훨씬 더 중요하다. 특히 대북정책이 다른 정부 정책들로부터 불필요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영삼 정부는 취임 100일 95.7%라는 하늘을 찌르는 지지율이었지만 IMF 구제금융의 초라한 결말을 맞아야 했다. 김대중 정부도 초반 높은 지지율을 말년에 다 깎아 먹고 말았다. 노무현 정부는 초반의 고전을 탄핵 국면으로 도리어 반전시키는가 싶더니 결국 시간이 갈수록 최악의 지지율로 추락하고 말았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의 초기 난맥상이 임기 말 활력을 위한 일종의 ‘선지급 비용’이 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중요한 점은 현재의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잘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 다음 이명박 정부의 임기 초 위기를 하늘이 준 기회로 다시 만들도록 쇄신의 노력을 크게 기울여야 한다.

[이종철/북민넷 정책팀장]

* 이 글은 이종철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정책팀장이 '데일리NK'에 게재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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