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북한 소사 - 6月
6월 2일 김정일, 첫 비공식 중국 방문 (1983년 6월 2일 ∼ 12일)
6월 3일 ‘남조선청년학생봉기' 기념일 (1964년 6,3사태)
6월 4일 보천보전투 승리기념일 (1937년), 「민주조선」 창간 (1946년)
6월 5일 김형직(김정일 조부) 사망일 (1894년 7월 10일 ∼ 1926년 6월 5일) / 해군절 (1972년 6월 3일 제정)
6월 6일 조선소년단 창립 (1946년)
6월 7일 지방공업절 (1970년 4월 6일 제정)
6월 12일 김일성 시신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 발표 (1995년)
6월 15일 서해교전사태 발생일 (1999년), 남북공동선언 발표 (2000년)
6월 19일 김정일 당사업 시작 (1964년)
6월 23일 ‘조국통일 5대 방침' 제시 (1973년)
6월 25일 ‘조국해방전쟁'(6,25전쟁) 기념일 (1950년) / 반미공동투쟁월간(∼7월 27일 ; 1959년 제정)
6월 28일 입법기관 구성을 위한 남북한 총선 실시 등 8개항 통일방안 제시 (1949년)
6월 30일 조선카톨릭교협회 결성일(1988.6.30)

보천보전투 승리 기념일 (1937년 6월 4일)

1937년 6월 4일 동북항일연군 가운데 김일성이 이끄는 일부 병력이 중국국경과 밀접해 있는 조-중 국경지대인 보천보 일대를 잠시 점령한 사건을 말한다. 북한은 이 전투를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사 중 가장 빛나는 업적으로 찬양하고 있으며 김일성 정권수립 후 이 전투를 기리기 위해 1955년 8월 7일 보천보에 「보천보혁명박물관」의 문을 연후 1963년 새 건물로 단장하였고, 1967년 6월 양강도 혜산시에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을 세우며, 김일성의 우상화에 이를 대대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보천보 전투에 대해서는 남한에도 사료가 부족하고 사가(史家)마다 의견이 달라 명확한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기는 어려우나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실로 정리하고 있다.

보천보의 정식 지명은 함경남도 갑산군 보천면 보천리로 국경지대의 면사무소 소재지였다. 이곳에는 일본군은 주둔하지 않았고, 경찰주재소에 6∼7명의 경찰관이 근무할 뿐이었다. 국내의 지하조직을 통해 그날 저녁 주재소 경찰들이 다른 곳으로 발령을 받은 소장의 환송연을 벌여 술을 마시고 있을 것이라는 정보까지 파악하는 등, 마을의 사정을 손금보듯 알고 있던 김일성 부대 유격대원들은 보천보를 기습하여 일본 경찰지서, 관공서를 파괴, 방화하였다. 여기에는 미리 협력을 하기로 약속을 해둔 조국광복회의 청년 80여명도 가담하였다.

기관총 2정의 공격을 피해 경찰 5명은 모두 도망갔으나 주재소의 총기고에서 경기관총 1 자루, 소총 6자루, 권총 2자루, 탄약 수백 발을 탈취하였으며 약간의 점포 주택에 침입하여 현금과 물자를 탈취하였다. 습격대는 오후 11시경에 철수하였다. 중무장한 100여명의 유격대원이 무방비 상태의 경찰근무원 6∼7명을 기습한 것은 실제 전투라기보다는‘기습시위’정도로 보는 것이 적당할 것 같다.

북한이 주장하는 “국내진공작전을 성공리에 이끌고, 위기에 빠진 최현(崔賢, 훗날 인민무력부장 역임) 부대를 구출하기 위해 일본군의 전략적 요충지를 공격하였다”는 것은 별 근거가 없어 보인다. 국경근처의 일개 면 주재소를 습격한 것이 진공(進攻)작전으로 보기도 어려울뿐더러 일본군이 한 명도 없는 곳을 전략적 요충지로 선전하여 공격하고 동료부대를 위기에서 구출한다는 것도 사건의 전후맥락으로 보아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일본군 및 경찰과 전투를 벌여 혁혁한 전과를 올린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 그곳에서 총 몇 자루와 탄약을 탈취하고 관공서를 방화한 것뿐이고, 전투로 사망한 자는 술 취한 일본인 한 명과 엄마 등에 업힌 일본인 아이가 유탄에 사망한 것이 전부이며, 일본경찰은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

보천보전투는 그 자체의 성과보다는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일제와 조선인의 사후 평가에 의해 크게 각광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일제탄압이 극심하였던 시기에 일어난 이 사건은 ‘동아일보’, ‘조선일보’등에 크게 보도되어 조선인의 사기를 크게 진작시키고 ‘김일성’이라는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으며 함북일대에서 김일성에 대한 무용담이 나도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로 살펴본다면 보천보전투는 김일성 영도에 의한 국내진공작전의 승리이자 일제에 엄청난 충격과 타격을 준 전투라기 보다는 일본군의 중국침략과 조선인에 대한 탄압이 극에 달할 때 조선인에게 일말의 승리감과 저항의식을 던져준 무장시위라고 보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조선] 창간 (1946년 6월 4일)

당보(노동신문), 군보(조선인민군)와 함께 북한의 중앙 일간지 중 하나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및 내각 기관지(機關紙)이다. 1945년 8월 평남인민위원회 기관지인 「평양일보」로 출발하여 1946.6월 북조선 임시인민위원회 기관지인 ‘민주조선’으로 창간되었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일간으로 발행된다.

기본 사명은 “인민정권기관 일꾼들과 국가경제기관 일꾼들을 수령의 혁명사상, 주체사상으로 무장시키며 그들을 당과 수령의 두리에 굳게 묶어 세워 당 정책 관철에 힘있게 조직동원함으로써 온 사회의 주체사상 위업을 적극 이바지하는 데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조선은 정부기관지라는 특성으로 편집내용에 있어 비교적 최고인민회의나 정무원에서 채택한 법령 또는 제반규정 등이 많이 게재되고 있다. 당과 군을 중시하는 북한권력의 특성과 90년대 중반이후 언론의 공동사설 형식으로 발표되는 북한의 「신년사」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보아 정치적 영향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은 로동신문, 조선인민군과 함께 청년신문인 ‘청년전위’의 명의로 발표된다). 책임주필 아래에 2∼3명의 부주필이 있고 통상 4면으로 제작되고 특별한 날의 경우에는 6면으로 증면된다.

※ 북한 신문의 특성

북한은 신문의 사명에 대해 “모든 사회성원들을 주체형의 공산주의자로 만드는데 이바지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 인식에 따라 북한의 신문들은 관보를 넘어 김정일의 선전기관지 성향을 띠고 있다. 북한 언론매체는 속보경쟁을 하지 않고 사건사고를 보도하지 않는다는 당국 보도지침에 따라 이 원칙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가 없는 것은 당연하고 지독한 감시와 통제만 존재하게 되며 ‘국민의 눈과 귀’라는 언론의 기본 역할은 상상도 할 수 없게 된다. 권력을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을 감시하고 기만하는 것이 북한의 신문과 방송이다.

거의 모든 기사는 조선중앙통신에서 공급하는 기사를 전재하고 있기 때문에 논설이나 해설 등에서 강조의 차이나 표현 어구의 차이가 조금씩 있을 뿐이다. 모든 기사 및 논설은 사전검열을 원칙으로 하며 “기자, 편집원들의 기사는 각자의 당에 대한 충실성을 검열 받는 과정”으로 규정되어 있어 다양한 접근보다는 누가 더 당의 지침에 충실한가가 중요하다.

각 부서에서 작성된 기사는 먼저 소속부장, 편집부국장과 편집국장, 부주필과 주필의 검열을 단계적으로 거친 다음 내각 직속의 출판지도총국 신문과의 검열을 통과해야만 최종단계인 노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신문과의 검열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전날 낮 12시경에 기사작성과 편집이 완료돼 오후 5시경 초판이 인쇄에 들어갈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발행된 신문은 대개 다음날 10시에서 14시 사이에 정해진 배포선에 따라 우편으로 독자들에게 배달된다.

조선소년단 창립 (1946년 6월 6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단체로서 조직생활이 어린아이들에게까지 내려가는 북한사 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만 7∼13세에 (소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북한은 지난해부터 인민학교를 ‘소학교’로, 고등중학교를 ‘중학교’로 바꿔 부르고 있다) 해당하는 북한 어린이들은 빠짐없이 조선소년단에 가입하게 돼 있다. 1946년 6월 6일 발족됐으며 독자적인 기구 없이 김일성 사회주의청년동맹 내에 속해 있다. 1996년까지는 약 300만 명이라는 통계가 나와 있으나 그 이후 단원 수에 대한 정보는 구체적으로 보고되지 않고 있다.

소년단의 발족 목적은 어린이들을 어릴 때부터 사상교육과 조직생활을 통해 철저히 세뇌교육을 시켜 어른이 됐을 때 체제에 대한 그 어떤 사소한 반항 의식도 없이 무조건 순종하는 이른바 ‘주체혁명위업의 계승자’로 육성하는 데 있다.

소년단원들은 입단 선서 때 “언제 어디서나 대원수님과 장군님이 가르치신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주체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빛내어 나가는 공산주의 건설의 믿음직한 후비대로 억세게 자라날 것”을 맹세한다. 이 맹세는 소년단원들이 첫째 임무이며 목표가 바로 김일성, 김정일에 충직한 충성동이, 효자동이로 자라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주체사상을 유일한 지도적 지침으로 삼는다.

소년단 생활은 입단 시절부터 철저한 조직생활로 시작한다. 각 학교 소년단 밑에 학년별 분단(분단장 1명, 위원 4∼6명)과 학급별 반(반장 1명, 부반장 1명, 위원 3∼5명)이 있고 반은 다시 여러 개의 분조(분조장 1명, 분조원 10∼15명)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조직생활의 훈련 목표는 ‘주체혁명위업의 계승자’,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의 교대자’로서의 소양을 갖추고 이를 체질화시키는 행동양식의 습득이다. 따라서 소년단 생활은 ▲충실성 교양 ▲혁명전통 교양 ▲사회주의 혁명교양 ▲계급교양 ▲사회주의적 생활양식과 집단주의적 생활규범의 체득에 필요한 집체교육 훈련으로 채워져 있다.

북한은 소년단을 중심으로 이른바 ‘배움의 천리길’과 ‘광복의 천리길’ 답사 행군대를 조직, 소년소녀들의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 대한 충성심을 제고시키는 한편 외화벌이 운동, 좋은 일하기 운동 등 사회주의 건설에도 적극 동원하고 있다. 소년단 창립일인 6월 6일은 실질적인 북한의 ‘어린이날’로 소년단원인 소학교학생들과 중학교 3학년 이하 학생들의 명절이지만 공휴일로 제정돼 있지는 않다.


김일성 시신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 발표 (1995년 6월 12일)

북한은 1995년 6월 12일에 「노동당 중앙위, 당중앙 군사위, 국방위, 중앙인민위, 정무원」연명으로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를 영생의 모습으로 길이 모실 데 대하여」라는 결정서를 발표, ‘금수산기념궁전’ 조성사실을 공개했다.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 한 달 뒤인 1994년 8월 8일 “김일성 수령을 금수산의사당 내에 영생의 모습으로 모셔야 한다”면서 직접 성역화를 지시하였다. 이에 따라 ‘주석궁’또는 ‘금수산 의사당’으로 불리던 김일성의 관저에 대한 성역화 사업을 벌여 시신을 안치하고 이름도 금수산기념궁전으로 개칭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이번호 Keys 99 페이지에 실린 ‘김일성 시신 처리과정’를 참고하기 바란다.

조국통일 5대 방침 제시 (1973년 6월 23일)

김일성이 체코 공산당 총비서 후사크 방북을 환영하는 평양시 군중대회 연설에서 제시한 5개 항목의 통일강령을 말한다. 5개 항목은 ▲첫째, 군사적 대치상태의 해소와 긴장상태 완화 ▲둘째, 다방면적인 합작과 교류 실현 ▲셋째, 각계각층 인민들과 정당, 사회단체 대표들로 구성되는 ‘대민족회의’ 소집 ▲넷째, ‘고려연방공화국’ 국호에 의한 남북 연방제 실시 ▲다섯째, 단독 UN 가입 반대 및 ‘고려연방공화국’ 단일국호에 의한 UN 가입이다.

북한이 ‘조국통일 5대강령’을 제의한 것은 공교롭게도 한국이 평화통일 외교정책을 선언(일명 6?23선언)한 바로 다음날 발표된 것으로 조국통일 5대 강령은 주한미군 철수와 남북한 간 긴장상태 완화를 강조함으로써 한국의 군사력 약화를 기도하는 한편, 대민족회의소집을 통해 한국 내의 반정부 세력들과 제휴로 연립정부를 수립하려는 것이었다. 북한은 이 같은 통일강령을 제시하기 앞서 1970년 11월 노동당 제5차 대회에서 1960년대 초의 연방제안(1960. 8. 14 김일성의 해방15주년 경축대회 연설)을 다시 확인했으며, 1971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4기 5차회의에서는 당시 외상(外相)인 허담(1991. 5 사망)의 보고를 통해 ‘통일 8개항’을 내놓은 바 있다.


조선카톨릭교협회 결성일 (1988년 6월 30일)

조선카톨릭교협회는 북한에서 가장 늦게 결성된 종교단체이다. 1987년 10월에 이 협회를 결성하기 위한 준비위원회가 결성되어 9개월 동안의 준비작업 끝에 발족됐다. 1988년 6월 30일 결성 당시에는 ‘조선천주교인협회’로 결성되었으나 1996년 6월에 ‘조선카톨릭교협회’로 개칭하였다. 북한은 이 단체의 결성배경에 대해 “과거 북한에 천주교인들의 단체가 없으므로 해서 천주교인들을 대변하는 문제와 각국의 천주교인 및 단체와 연대하고 친선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제한성이 있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평양방송, 1988년 7월 2일).

앞선 호에서 북한의 종교정책에 대해서 밝혔듯이, 북한의 종교는 대외교섭창구 및 북한의 정책을 남한과 국제사회에 선전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노동신문 1999년 7월 18일자에서 김정일이 “우리 공산주의자들은 하느님을 믿지 않지만 우리 수령님은 하늘이 낸 위인이시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라고 지적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오직 수령만을 하느님처럼 모시는 북한독재체제가 어떠한 자율적인 협회를 결성해주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준다는 것은 국제사회를 기만하는 전술에 불과하다.

조선카톨릭교협회의 결성은 평양방송이 사실상 시인한 것처럼 과거 북한의 종교말살정책의 방향을 약간 수정해 종교를 대남, 대외 정책의 창구로 이용하려는 정책으로 나온 것이다. 협회는 타종교와 마찬가지로 당 중앙의 지도를 받는 하부조직이다.

현재 조선카톨릭교협회는 북한의 대남 창구 역할을 대신해 북한측 대남 정책의 지지와 미군철수, 연방제 통일지지 등 각종 성명 발표, 남북천주교인들의 교류, 그리고 각종 대남 제의를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