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도 ‘아줌마’라는 말이 있을까

‘당당한 아줌마가 되자’라는 말은 이제 남한에서는 새삼스러운 말이 아니다. 최근에 화제를 모으며 막을 내린 ‘아줌마’라는 TV 드라마의 덕분일까? 공짜, 새치기, 물건 값 깎기 등 대개 ‘주책없음’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느껴지던, 듣기 싫은 호칭 ‘아줌마’가 이젠 당당함, 솔직함, 자연스러움 등 긍정적 이미지로 바뀌고 있다. 자랑스럽게 “나는 아줌마”라고 이야기하며 아줌마로서 갖고 있는 생각을 시원스레 쏟아놓은 책들도 시중에 많이 출판되고 있다. 인터넷에는 아줌마 전용 쇼핑몰이 생겨나고 채팅 사이트에도 아줌마 전용 방이 인기를 모으고, 백화점에서도 이른바 ‘아줌마 마케팅’을 펼친다고 한다.

그럼 북한에서도 ‘아줌마’라는 말이 있을까? 무언가 획기적(?)인 대답을 듣고 싶은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답은 그냥 ‘그렇다’이다. 북한에도 아줌마 혹은 아주머니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일상적으로 흔히 쓰는 말은 아니다. 보통 언니, 누님 또는 어머니라는 호칭을 많이 쓴다. 예를 들어 필자와 같은 남자가 나보다 나이 많은 여성을 부를 때, 조금 나이 많은 여성의 경우는 ‘누님’, 어머니 또래 정도 되는 여성에게는 가까운 사이가 아니더라도 ‘어머니’라고 부른다. 이러한 호칭은 남쪽보다 훨씬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은가. 그래도 가장 일반적인 호칭은 역시 ‘동무’이다.

다정한 누님 한 분을 소개한다. 길수가족 망명 문제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실이 한참 북적거리던 6월 27일 오후, Keys를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된 적 있는 장인숙 선생님과 함께 우리 사무실을 찾은 조연지씨를 만나보았다. 장인숙 선생님은 여성탈북자들의 모임인 진달래회의 회장이며, 조연지씨는 이 단체의 총무를 맡고 있다. 여기서부터는 친근하게 ‘누님’이라고 부르겠다.

강계미인, 강계포수, 강계정신, 정춘실운동

먼저 통성명(通姓名)부터 하자. 누님의 이름은 조연지, 나이는 61년 생으로 41세이다. 고향은 자강도 강계시. 강계에서 나서 자란 ‘강계 토박이’다. 강계라는 도시를 잘 모르는 사람은 대한민국 지도를 펼쳐보자. 서울에서 전라도 해남의 땅끝마을까지 가는 거리만큼 북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만나는 곳이 강계다. 북한식 행정구역상으로는 자강도에 속해있고, 분단이전 행정구역상으로는 평안북도에 속해있는 도시. 예부터 ‘강계미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곳은 인물이 좋고, 또 자연경관이 아름답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강계에는 유능한 총잡이(?)들이 많아 ‘강계포수’라는 말도 있는데, 병인양요 때는 강계포수 500여 명이 프랑스군과 맞서 싸워 그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북한에 조금 더 관심이 많은 독자들의 경우엔 ‘강계정신’이라는 말을 떠올릴지 모르겠다. 노동신문이 1998년 2월 16일 김정일 56회 생일기념 사설에 처음 사용한 ‘강계정신’이라는 용어의 ‘강계’도, 누님의 고향을 이르는 말이다. 2000년 신년공동사설에는 강계정신을 “우리는 자강도 사람들이 지닌 왕성한 일 욕심과 강한 생활력, 알뜰한 살림살이 기풍으로 당의 구상을 빛나는 현실로 전변시켜 나가야 한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일이 인정할 정도로 일 욕심 많고 생활력 높으며 알뜰한 강계 사람. 수년간 <진달래회>의 어려운 살림을 묵묵히 챙겨오며 스스로 고생의 길을 헤쳐온 ‘숨은 일꾼’이면서도 모든 공(功)을 장인숙 회장에게 돌리며 자신은 별로 한 일이 없다고 겸손해 하는 누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역시 강계사람이 대단하긴 한가 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에서 누님이 하던 일은 의상 디자이너였다. 대학은 자강도에 있는 ‘전천군 상업대학’을 나왔다. ‘노력영웅 정춘실’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독자들이 또 있을 것이다. 자강도에 있는 전천군은 이 ‘정춘실’의 고향 동네이다. 정춘실은 자강도 전천군 상업관리소 소장을 지냈던 사람으로 김정일이 1991년 ‘정춘실을 따라 배우라’는 지시를 내린 이후 북한 전역에 ‘정춘실운동’이 생겨나기도 했다. 정춘실은 북한의 ‘평생안전 보증수표’라 할 수 있는 김정일 친필서한을 두 차례나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연지 누님은 참 이래저래 사연 많은 도시에서 살아온 사람이다.

느닷없이 찾아간 한국대사관

누님의 탈북과정은 참 독특하다. 대다수의 탈북인들이 야음(夜陰)을 틈 타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넌 반면, 누님은 출입증을 소지한 채 기차를 타고 유유하게(?) 국경을 넘었다. 그것은 탈북이 아니라 그냥 ‘여행’이었다.

여행이라 하니 의아해할 독자들이 많겠지만 누님은 서울 땅을 밟는 순간까지 자신이 남조선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국경을 넘을 때도 중국 여행을 간다는 생각에 신이 났을 뿐 북한을 탈출한다는 생각은 정말 꿈에도 없었다. 옆집 사람들에게 집 좀 잘 봐달라고 자랑 반 부탁 반으로 인사까지 하고 떠났다. 그 중국여행은 장장 1년 6개월이 걸렸고, 봐달라고 부탁하고 떠난 강계의 집으로 돌아갈 날은 이제 아무도 기약하지 못한다.

북에서 ‘철도부’라고 부르는, 남한의 철도청쯤 해당하는 곳에서 일했던 누님의 남편 이태희씨는 ‘외화벌이 일꾼’이었다. 그만큼 러시아, 중국 등 외국을 다녀올 일이 많았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지 남편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양반이 외국에만 나갔다오면 변하는 거예요. 조직생활에 불성실하고, 또 절대 북한 TV를 안보는 겁니다. 재미없고 보기 싫고 거짓말만 한다고. 한번은 어디선가 수신기를 구해오더니 그 뒤로는 중국 TV만 열심히 보더라고요. 게다가 당을 욕하기까지 하는데, 이 양반이 대체 왜 그러나 하고 불안해했죠.”

필자가 “그때 따끔하게 사상비판을 해주지 그랬어요”하고 짓궂게 묻자 누님은 “호호호 그럴걸 그랬나”하며 크게 웃었다. “그래도 그런 남편 때문에 새로운 세상을 알고 이렇게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되었지 않았느냐”며 누님은 남편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남편은 꽤 오랜 시간 탈북을 준비했나봐요. 어느 날은 저랑 딸애랑 중국을 구경시켜준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보위부에 뇌물을 바쳤죠. 북한에서는 뇌물이면 다 되거든요. 정식으로 보위부 허가증을 갖고 중국행 기차를 탔습니다.”

기차가 북경에 이르자 남편은 돌연 누님의 팔을 잡더니 재빨리 어느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보니 정면에 태극기가 보이더란다. ‘어, 태극기네?’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는 순간, 복도의 소파에 잠깐 앉아 있으라는 말을 남기고 남편은 어느 사무실로 들어갔다. 어딘지 몰랐던 그 사무실에서 잠시 후에 나온 남편이 하는 말, “안 받아준대. 이미 우리 행동이 노출되었을지도 모르니 빨리 도망가란다.” 그곳이 주중 한국대사관일 줄이야. 갑자기 앞이 깜깜해지고 심장 박동은 곱절로 뛰는 것 같고 손발이 후들후들 떨렸다.

일순간 여행자에서 탈북인으로 변해버린 누님. 그때부터 누님 가족은 천진, 대련, 길림, 서안 등 중국 각지를 떠돌아 다녔다. 토굴 속에서 살기도 하고 물이 고인 지하실에서 엎드려 지내기도 했다. 중국인으로 위장하고 집을 구해 살다 주위의 의심을 받아 도망하기도 했고, 어느 날은 세 식구가 볏짚 속에서 꼭 껴안고 하루 밤을 보내기도 했다. 이때의 후유증으로 남편 이씨는 지금도 관절염 폐렴 등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한다. “한번은 여관방을 잡아 들어갔는데 혹시 나갔다 잡힐까봐 사흘동안 세 식구가 방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은 채 굶으며 보낸 적도 있습니다.”

탈북인들이 중국에서 당한 고초를 들을 때마다 ‘산전수전(山戰水戰)’이라는 표현은 너무도 미흡한 감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무튼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은 다음에 누님 일가족은 좋은 분을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95년 7월 비행기편으로 남한 땅을 밟았다.

서울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이었다. 그때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누님은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에 나오는 홍콩의 모습을 떠올렸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날이 저물면 온 세상이 깜깜해지는데 서울은 밤인데도 왜 그렇게 밝은지, 야 이게 진짜 서울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탈북인과 함께 하려는 마음 없으면 통일도 어려워

대개 탈북인들은 남한에 먼 친적이라도 있는데 누님의 가족은 남한 땅에 피붙이라곤 하나 없어 처음엔 많이 외롭고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여행을 간다고 생각하며 떠나왔으니 친지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못했다. 6남매 중 첫째인 누님은, 그래서 북에 두고 온 형제들이 늘 마음에 걸린다. 혹시 남한으로 넘어온 사람들의 이름 중에 그들이 있지 않나, 지금도 탈북인들의 귀순소식에 귀를 기울인다고 한다. 아마도 그래서 누님은 탈북인들의 모임을 만드는데 적극 나서게 되었던 것 같다.

여성탈북인의 모임이라고 알려진 <진달래회>의 모태는 1998년 6월에 창립된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로부터 시작되었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는 원래 남북 여성들이 함께 참여하는 모임이었다. 남한 여성들의 모임인 무궁화회와 탈북여성들의 모임인 진달래회로 나뉘어져 활동하다가 올해 초 진달래회가 독립하여 활동하고 있다. 탈북인 상담과 사회정착을 위한 장터 등 수익사업 운영이 주된 활동이다.

몇 달 전 한 신문은 진달래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남한서 돈버는 것이 탈북보다 어려워’라는 제목을 붙인 적이 있다. 과연 그렇겠는가마는 갑작스레 밀어닥친 ‘모든 걸 자기가 판단해야하는’ 자유와 ‘다른 사람 눈치 볼 것 없이 큰 이익을 내는 것이 우선인’ 경쟁의 분위기 속에 탈북인들은 짧지 않은 방황의 과정을 겪게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 진달래회가 장터를 할 때면 독지가들이 물건을 싼 가격에 공급해 준다고 한다. 한번은 어느 공장에서 아이들이 타고 노는 ‘퀵보드’를 22,000원에 제공하였다. 당시 퀵보드는 백화점에서 10만원 정도에 판매되던 때다. 북한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물건이기도 하고 시중가도 알 수 없어서, 어린이 장난감에 붙여 먹으면 얼마나 붙여 먹으랴 하는 생각에 5000원을 더 붙여 27,000원에 내놓았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두 ‘이거 가짜 아니냐’하고 의심스레 묻더란다. 너무 싸도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특히 탈북인들이 물건을 팔면 품질에 대해 대단히 못미더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혹시 조선족이 탈북인 행세를 하면서 조잡한 물건을 파는 것 아니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단다. 정말 분통터질 노릇이다. 하지만 사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필자가 더 분통터진 것은 그 많은 퀵보드를 6-7만원에 과감히 팔지 못하는 누님을 비롯한 이분들의 ‘순진함’이다. 지금까지도 원가보다 두 세배 붙여서 물건을 파는 것을 ‘도적질’ 정도로 생각하는 탈북인들이, ‘정말 있다’.

옆에서 장인숙 회장이 한마디 거들었다. “그런데 남한에서는 아파트 부녀회장의 세도가 왜 이렇게 쎄? 북한의 당간부 못지 않아. 나도 아파트 부녀회장 한 번 해봤으면 좋겠어.”

장터를 할 때 아파트 부녀회의 협조를 구할 일들이 많은데 물론 따뜻하게 도와주는 분들도 많지만 이른바 ‘텃세’를 부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전화로 협조를 부탁하면 ‘북한동포들 못사는 게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고 큰소리 치며 끊는 사람도 있고, ‘화장하고 내려간다’고 해놓고는 한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아 전화해보면 쌩 달아나 버린 사람도 있다고 하니 가슴을 칠 노릇이다. “이러니 통일하지 말자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라고 장회장은 안타까워한다. 또 ‘탈북인들조차 따뜻하게 감싸 안지 못하는 마음으로 무슨 통일을 이야기할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한다.

남한이 결정적으로 우월한 건 자기 체제를 비판할 수 있다는 것

남한보다 북한이 더 나은 점을 누님에게 묻자 “여성이 사회생활하기에는 남한보다 북한이 더 낫다”라고 이야기한다. 산전산후 휴가가 철저하게 보장되고, 그 휴가 중에도 정상적으로 배급이 주어지는 점, 그리고 탁아시설이 조그만 시골마을까지 다 갖추어져 있어 마음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점등을 든다.

그리고 누님은 “남한은 사교육비가 왜 그렇게 많이 드냐”고 따지듯 물었다. 딸애 하나를 가르치는데 한 달에 수십만 원은 족히 든다고 지출내역을 늘어놓았다. 또 미술시간 준비물 등을 문방구에 다 갖춰 놓고 파는데, 상점에서 이미 다 만들어 놓은 것을 사다가 조립만 하는 것이 무슨 교육이 되겠느냐며 북한에서는 준비물을 스스로 마련한다고 이야기했다. 그것이 더 독립성을 키워주는 교육방식 아니겠냐고.

누님은 TV의 해독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드라마나 쇼프로에서 자꾸 안 좋은 것을 보여주니까 애들이 따라 배우게 되잖아요. 좋지 않은 것은 사전에 심의해서 좀 걸러낼 수 없나요?” 남편 따로 애인 따로 있는 ‘자유부인(?)’들도 누님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리고 좀 때렸기로 어찌 자식이 부모를 고발할 수 있냐고 개탄하기도 했다. 수십 개의 신문과 사회단체들이 다양한 논조를 갖고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너무 혼란스럽지 않느냐는 의견도 덧붙였다.

누님과 옆에 앉은 장인숙 회장의 쉼없이 쏟아지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역시 남이나 북이나 아줌마들의 수다 - 두 분께는 죄송한 표현이지만 - 는 똑같구나! 교육비 문제를 고민하고 딸애에게 계속 TV를 보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누님의 모습을 보니 이젠 누님도 영락없는 ‘남한 아줌마’가 다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님과 장인숙 회장, 필자 셋이서 북한이 우월한 점, 남한의 문제점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지만, 북한사회의 수백 가지가 우월하다고 해도 “이렇게 모여 앉아 자기 체제를 비판할 수 있는 것이 남한 사회가 결정적으로 우월한 점 아니겠느냐” 하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었다.

연지 누님에게는 예쁜 외동딸 진실이가 있다. 이제 열다섯 살 된 중학생이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얼굴이 예뻐 TV 쇼 프로그램, 퀴즈 프로그램 출제자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고 한다. 무용수가 되고 싶다, 가수가 되고 싶다 했던 진실이는 최근에는 정치인이 되고 싶단다. 김정일 독재가 무너지고 북한으로 돌아가면 인민을 위해 일하는 여성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이다. 장인숙 회장은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실천하는 우리를 ‘북한민주화 혁명1세대’라고 불렀다. 혁명1세대가 북한민주화를 이루어내고, 진실이와 같은 혁명2세대들이 새로운 정권을 다듬어나갈 진흥의 날을 벌써부터 기대해 본다.

생활의 꽃, 행복의 꽃, 사랑의 꽃 “진달래회”

진달래회는 얼마 전 관악구 신림동에 조그만 사무실을 얻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누님과 장인숙 회장은 진달래회에 많은 분들이 함께 참여하고 도움을 주실 것을 부탁했다. 대다수의 탈북인 모임이 그렇지만 진달래회 역시 참여하는 회원들의 회비만으로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이제 막 둥지를 튼 사무실에 필요한 집기들도 많다. 탁자, 의자, 사무용품, 그리고 중고라도 컴퓨터를 지원해주실 독자 여러분을 기다린다. (전화 02-854-0525)

북한에서 많이 불리는 노래 중에 ‘여성은 꽃이라네’라는 노래가 있다. 처음 이 노래가 남한운동권들 사이에 보급될 때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필자의 한 후배는 ‘북한 사회주의의 봉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노래’라고 비판한 적 있다. 왜 하필 여성을 연약한 장식물로 상징되는 ‘꽃’에 비유하냐는 것이다. 아무렴 어떠랴. 여성은 꽃이다. 탈북 여성의 중심에 서 북한민주화와 통일의 길에 마음을 모으고 있는 진달래회 아줌마들과 이 노래를 함께 부르고 싶다.

여성은 꽃이라네

1.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 한가정 알뜰살뜰 돌보는 꽃이라네
/ 정다운 아내여 누나여 그대들 없다면 / 생활의 한자리가 비어 있으리
/ 여성은 꽃이라네 생활의 꽃이라네

2. 여성은 꽃이라네 행복의 꽃이라네 / 아들딸 건강하게 만드는 꽃이라네
/ 정다운 아내여 누나여 그대들 없다면 / 행복의 한자리가 비어 있으리
/ 여성은 꽃이라네 행복의 꽃이라네

3. 여성은 꽃이라네 사랑의 꽃이라네 / 세상을 따뜻하게 할 사랑의 꽃이라네
/ 정다운 아내여 누나여 그대들 없다면 / 사랑과 행복 모두 비어 있으리
/ 여성은 꽃이라네 사랑의 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