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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고(新思考)란 북한당국이 노동신문에서 김정일 동지의 말씀이라는 논조를 통해 "새로운 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사고와 자세"를 촉구한데서 비롯된 말이다. 즉, "2000년대에 들어선 만큼 경제분야에서 모든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 서서 낡은 틀을 깨야한다"며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21세기 새로운 사고'를 일컫는 용어이다.

북한은 공동사설 형식의 신년사부터 최근 발행되는 노동신문 매호에 이르기까지 신사고와 국가 경제력 건설을 강조해 오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이 소개된 후 곧바로 중국 샹하이 푸둥지구를 방문함으로서, '신사고'는 개혁개방으로 과감한 전환을 상징하는 단어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은 4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2000년대에 들어선 만큼 모든 문제를 새로운 관점과 새로운 높이에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자 노동신문 정론에서 "새세기에 들어선 만큼 뒤떨어진 것을 털어 버리고 사고방식은 물론 일하는 자세와 생활기풍도 근본적으로 일신하고 모든 사업을 우리식대로 전개한다"고 주장하고 16일자에서는 "내각, 공장, 기업소등의 경제 간부들이 '신사고'를 가지고 경제건설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는 "내게서 어떠한 변화도 바라지 말라", "사회주의 계급 진지를 0.01mm도 양보할 수 없다"는 등 변화에 대해 극히 알레르기적 거부반응을 보였던 과거와는 상당히 다른 논조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이례적으로 김정일의 방중 발언요지를 "새로운 관점에서 경제를 발전시키고자 한 요구"라고 평가한데서도 상당한 변화의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사고를 우리식 경제를 공고히 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광명성 1호'와 '토지개혁'(1.19 노동신문)을 그 사례로 든 것을 볼 때는 개혁개방의 신호탄이라고 보기에 한계를 갖고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과거 소련의 고르바초프가 개혁을 시작하며 내세웠던 노보에 밀셀리니라는 신사고, 흑묘백묘(黑苗白苗 :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와 남파북파(南爬北爬 ; 남쪽 언덕이든 북쪽 언덕이든 산만 오르면 된다)로 상징되는 덩샤오핑의 실용주의, 베트남의 도이모이처럼, '신사고(新思考)'를 북한식 변화의 상징어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상당히 미지수이다. 북한이 단순한 선동용 구호로 사용하고 있는지 개혁 개방으로 나아가는 분위기 조성을 위한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