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ational Workshop: 유럽에서 바라본 북한의 인권문제와 민주화를 위한 전략
(피에르 리굴로 - 사회사평론 편집장, 국제인권협회 프랑스지부 회원)


북한- 한 국가의 문제이자 보편적 인권 차원의 문제

I. 내가 취하는 관점은 역사가의 관점이면서 국제정치를 주시하는 관찰자의 관점이다. 또한 인권보호, 즉 보편적 가치를 보호하려는 사람의 관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국정치에 관한 내부 토론에 개입할 생각은 없다. 여기서 한국정치라 함은 남한을 의미하는데 북한에 토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한국인은 아니다. 그럼에도 내 입장을 견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인권의 이름아래 이런 저런 정치 군사적 의도를 비판하거나, 역사적 지식을 근거로 남북 통일 문제에 대하여 내가 갖고 있는 회의주의를 표명한다면, 내 이런 발언들은 한국, 혹은 외국의 정치 세력들에 의해 부당하게 이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내 입장을 표명해 보도록 하자!

Ⅱ.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접근’과 ‘인권 차원에서의 접근’을 통해 우리는 서로 상이한 두 중심문제에 귀결하게 된다. 전자에 의해서는 통일 문제이고, 후자에 의해서는 북한뿐만 아니라 남한에서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문제이다.

Ⅲ. 이 두 접근방식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될 수도 있다. 예컨대 북한의 민주적인 변화 없이 어떻게 통일이 가능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인권 수호자들의 입장에서 북한의 문제는 통일문제와 별개로 접근될 수 있다. 프랑스처럼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조차 북한의 인권 현실에 항의하는 집회 등이 열리고 있다. 북한의 인권 현실은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가장 끔찍한 것으로 보인다. 표현, 여론, 이동의 자유는 어떤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리만큼 우롱되고 모욕되어져 왔다. 억압의 정도는 아주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공개 처형, 집단 수용소 등등). 더욱더 암담한 것은 끔찍한 경제정책을 고집스럽게 유지함으로써 북한의 삶의 여건이 파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주민 생명이 위협받을 정도까지 이른 것이다.

Ⅳ.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접근’과 ‘인권 차원에서의 접근’을 구분한 후에, 이번에는 후자를 ‘안보 차원에서의 접근’과 구분해보도록 하자. 인권 수호자들은 북한과 그 이웃 나라들 간의 긴장이 완화되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이러한 긴장완화가 민주주의의 진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흔히들 일종의 ‘평화적 공존’의 추구와 인권 차원에서의 진보의 추구를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이 두 문제는 상이한 것이다. 평양을 방문했던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문제는 분명히 접어두고, 특히 미사일과 관련해 국제적 안전이라는 목표에만 주안점을 두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 '피아노를 연주하듯이' 동시에 다양한 건반을 두드릴 줄 알아야만 한다.

Ⅰ. 북한 주민에 대한 정치적인 원조와 의료·식량의 원조는 지속적으로 상기되고 유지되어야만 한다. 북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히 의약품과 식량뿐만이 아니다. 그들은 자유 또한 갈망한다. 북한 주민들을 존중한다는 것은 이 자유에의 갈망을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단지 인도적 지원이나 단 하나의 정책에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

Ⅱ. 우리의 행동은 북한뿐만이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도 취해져야만 한다. 예컨대, 북한 난민들의 지위를 보장해줄 것을 중국에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북한 당국에는 국경을 넘은 난민들을 처벌하지 말 것을 촉구해야만 한다. 모든 인간은 왕래의 권리가 있다는 점을 들어, 한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에 입국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며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촉구해야 하는 것이다!

Ⅲ. 우리의 책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의 하나는 북한 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 세계에 알리는 일이다. 자유로운 정보가 북한으로부터 전 세계로 유출되어야 한다. 또한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정보가 북한으로 유입되어야 할 것이다. 외부세계에 대한 무지가 전체주의를 떠받치는 기둥 중의 하나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중국과 북한 사이를 오고 가는 사람들이 이 기둥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Ⅳ. 인권 수호자들은 우선 국제 공공 여론에 호소하되, 권력의 대표자들에게 압력을 가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북한 민중 지원 유럽위원회’를 구성하려고 애써 왔다. 그 목적은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그들에게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그들이 북한과 접촉할 경우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를 잊지 않도록 촉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