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 조선노동당 비서 황장엽 씨 제한 조치에 대한 NKnet의 입장
북한의 수령독재를 반대하고 전면적인 개혁과 개방을 주장해온 우리 북한의 민주주의와 인권실현을 위한 네트워크(이하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오늘 각종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전 조선노동당 비서 황장엽 씨에 대한 국가정보원 측의 이른바 '제한조치' 소식을 접하며 큰 우려와 실망의 마음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모두가 알다시피 황장엽 씨는 북한의 사상담당 비서로서 주체사상의 발견과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던 사람으로, 이러한 주체사상이 인간중심의 사상이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어긋나게 수령독재의 도구로 전락하고, 급기야는 김정일 집권이후 인민들의 먹고 입는 문제마저 해결 못한 채 수백만의 기아사태까지 번져 가는 것을 보면서,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민주주의와 인권실현을 위해 남은 여생을 바치겠다는 뜻으로 지난 1997년 대한민국으로의 망명을 택하였다. 우리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황장엽씨의 이러한 양심적 결단을 높이 존중하여 왔으며 북한의 민주주의와 인권 실현에 큰 기여를 하여 줄 것을 기대하여 왔다.

우리는 또한 남북정상회담 이후 확대되고 있는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에 원칙적인 지지의 입장을 밝혀왔다. 이는 수백만의 동포들이 굶고 병들어 죽는 상황에서 화해 협력의 분위기를 통해 북한동포들에게 따뜻한 온정이 전해지고 개혁과 개방을 바라는 내부의 목소리들이 커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줄곧 이러한 햇볕정책이 북한의 민주주의와 인권 실현의 목소리와 병행할 것을 주장하여 왔으며, 정부의 햇볕정책과 민간의 북한민주화운동이 발을 맞춰 갈 때 진정한 통일이 가능할 것이라 보아왔다. 이러한 우리의 입장은 황장엽 씨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최근 국정원의 조치는 황장엽 씨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한 채 단지 정부의 정책에 반한다는 이유만으로 취한 조치라는 점에서 유감스럽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어떠한 조건 하에서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원칙적인 이유를 접어두고라도, 남북통일 이전에 남남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흘러나오는 가운데 국정원이 황장엽 씨에게 취한 이번 조치는 우리 정부가 과연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려 하는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 마저 갖게 한다.

손 들 자유를 억압하고 입을 틀어막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우리는 황장엽 씨에 대한 국정원의 이번 조치가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조치가 아닌 일부 당국자의 일시적인 실수라 생각하고 싶다. 그러나 최근의 보도가 황장엽 씨에 대한 정부당국의 실질적인 연금조치라면 이는 즉각 철회되어야 하며 민간차원에서 황장엽 씨와 그 동료들이 추진하는 북한민주화운동을 지지 지원하여야 한다.

2000년 11월 21일
사단법인 북한의 민주주의와 인권실현을 위한 네트워크 (대표 조 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