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의 북한 인권 NGO(3): 북한 동포들에게 내미는 따뜻한 연대의 손길
좋은벗들(http://www.jungto.org)


구체성에 기반한 <좋은벗들>의 북한 지원 활동

<좋은벗들>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조사없이 발언없다”는 모택동의 말이 생각나기도 하며 “실사구시”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만큼 <좋은벗들>의 활동은 구체적인 북한 식량난의 실태조사에 기초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게시판이나 방명록에 남긴 네티즌의 글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중, 고교 과제물을 제출하기 위해 찾은 공부하는 학생들의 눈에는 <좋은벗들> 사이트의 자료는 과제물 제출에 있어 하나의 정보 창고 이상으로 보일 것이다. 물론 북한 식량난에 대한 자료가 과제물 제출을 위한 정도로서만 빛을 발한다고 평가하는 게 아니다. 다만, 어린 중고교생이 그렇게나마 북한 동포에게 사랑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좋은벗들>의 활동 결과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좋은벗들>의 이 같은 구체성은 단순히 민간단체의 활동 덕목 이상의 철학적인 바탕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 성과를 축적하기 어려운 것이다. 실무적인 치밀함이나 헌신적인 실태조사는 이윤을 남기기 위한 민간기업의 풍성한 보상 체계 속에서도 그 일의 고단함과 험난함으로 외면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좋은벗들>을 이끌고 있는 ‘법륜스님’의 이야기를 우리는 주의 깊게 경청하게 되는 것이다. ‘법륜스님’은 북한 식량지원에 있어 무상으로, 그것도 최대한 많은 양의 식량을 지원할 것을 주장한다. 이 같은 ‘법륜스님’의 주장은 진보와 보수의 양쪽에서 반대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반대로 ‘법륜스님’의 주장을 통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진 우리사회의 북한 식량지원과 북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찾아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누가 무엇 때문에 주는 것인지도 불분명한 식량지원이 아니라 남측의 동포들과 정부가 대대적으로 그리고 또한 무상으로 지원하는 식량지원이야 말로 북측의 동포들에게 남측의 따뜻한 형제애를 느끼게 할 수 있는 단초이기도 하지만 그런 의미 이전에 북측 동포들의 절박한 고통부터 우선 덜어준다는 ‘인간중심의 논리’가 무엇보다도 절절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간부들이 먹고 살만해야 아래로 식량지원이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논리나 그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북측에 대한 식량지원이 김정일의 외교치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아예 원인 무효 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보수와 진보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호소력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남북화해의 따뜻한 빛이 2천만 북한 주민들에게도 비쳐져야 한다."

<좋은벗들>의 활동이 북한 동포에 대한 대대적인 식량지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좋은벗들>은 이미 「북한주민의 북한사회 경제에 대한 인식 및 태도」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하여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다 이번에는 「남북한 주민의 통일의식 동시 비교조사」라는 역작을 발표하였다.

북한 난민 1,027명과 남한 주민 500명을 설문조사 한 결과는 그 자체로 매우 소중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물론 북한의 현재 여건상 직접적인 북한 현지조사가 불가능하여 그 조사대상이 북한 난민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이 설문조사를 통해 통일시대를 열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좀 더 남북의 주민들 의식의 기초 위에서 진행될 조건은 확보한 셈이다.

이 비교조사발표를 토대로 작성한 「남북정상회담 이후 민족화합 및 국민통합의 추진방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조성렬씨(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의 지적처럼 “정부 차원의 북한 인권 문제의 개선 요구가 자칫 북한 정권에게 대화의 문을 닫을 빌미가 될 것을” 경계하면서도 “정부차원의 대응과 분리하여 민간차원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에 지속적인 관심과 개선 촉구 행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참고할만한 중요한 이야기다.

생생한 북한 인식에 기초한 통일 교육

<좋은벗들>이 돋보이는 또 하나의 것은 남측에서의 생생한 통일교육이다. 9월 18일부터 12월 22일까지 제3기 통일마당이 <좋은벗들> 주최로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데, 이 강좌는 <좋은벗들>의 구체성에 기반한 북한 사회의 이해라는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시민단체의 통일강좌를 접해본 많은 사람들이 흔히 지적하는 것은 단체의 이념적인 지향을 여과없이 드러내서 거부감을 준다거나 막연한 당위의 이야기를 반복하여 지루함을 준다거나 하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벗들>의 강좌는 이런 점에서 멀리 떨어진 듯 하다.

총 4부로 구성되어진 강좌는 ‘다시보는 북한사람 북한사회’라는 총 주제 하에 1부 : 북한사회를 움직이는 원리, 2부 : 북한 사람들이 사는 모습(사회), 3부 : 북한사람들이 사는 모습(경제), 4부 : 하나가 되기 위한 발걸음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론적인 접근은 국내의 저명한 학자들이 맡고 구체적인 생활상은 탈북자들이 맡아 이론과 실생활의 총체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탈북자들 역시 북한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구체적인 체험자로 구성되어진 것도 아울러 밝혀야겠다. 이제는 지나간 이야기이지만 한 때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 탈북자들의 말을 잘 믿지 않고 그들이 북한 사회를 필요 이상으로 과장을 한다거나 부정을 일삼아 남한으로 온 것 같은 시각이 존재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강좌를 통해 그런 편견 역시 해소되길 기원한다.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인다”

유명한 『나의 문화유적 답사기』에 인용된 구절이지만 북한 동포에 대한 지원과 그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사랑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한 핏줄을 나눈 형제와 같이 북측의 동포가 언젠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동포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우선 북측 동포에 대해 편견없이 보려는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 그런 노력은 역시 북측 동포를 사랑으로 대하고 진심으로 존중하려는 자세에서 시작될 수 있다. 그런 노력의 처음을 북한 동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심없이 도와주는 <좋은벗들>이라는 훌륭한 민간단체와 함께 할 수 있음은 매우 다행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