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s' Dictionary: 기쁨조
기쁨조의 존재

‘기쁨조’에 대해서 북한주민들도 대체로 인지하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실체는 주로 고위급 탈북자의 증언에 의해 드러나고 있다.

1997년 북한공작원에 의해 피살된 김정일의 처조카 이한영은 김정일의 집무실 건물 옆에 김정일이 주로 수요일과 토요일에 비밀파티를 여는 2층 짜리 연회장이 있다고, 증언하였다. 이 비밀파티에는 전문밴드 ‘백두산 7중주’와 코미디언팀 ‘희극조',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기쁨조' 등이 나와 흥을 돋운다고 하였다.

다른 증언에 따르면 이들 기쁨조 여성들은 평양의학대학의 특설반에서 김일성부자를 가까이서 모시는데 필요한 주사법, 투약요령, 안마 등을 익히고, 1년 간의 교육 후 시험을 쳐 낙방하면 기쁨조에서 탈락한다고 한다. 간호업무를 배운 기쁨조들은 다시 평양음악무용대학 특설반에 입학, 1년 간 노래와 춤, 가야금 등을 배운다. 여기서도 소질이 없으면 기쁨조에서 탈락, 호텔 종업원 등으로 취업하게 된다.

특히 지난 1995년 12월에 귀순한 무용수 신영희씨(35)가 북한에서의 ‘기쁨조' 경험을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하였다. ‘기쁨조' 1호였던 신씨는 『진달래꽃 필 때까지』란 책을 통해 체험을 바탕으로 베일에 가려졌던 선발과정, 구성원, 역할 등을 폭로하였다. 신씨에 의하면 김정일은 18번으로 '어제는 비가 내렸네'를 자주 불렀고 간부들도 [홍도야 울지마라], [노란샤쓰 입은 사나이] 등 남한 가요를 주로 불렀다고 증언하였다.

최근에는 외신에서도 기쁨조에 대해 다룬 바 있는데 1999년 9월 오스트리아 주간지 『포르마트』 최신호는 “북한 김정일(金正日)의 기쁨조 여인들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탱고, 왈츠 등 서양춤을 배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북한의 젊은 여성 6명과 이들을 감독하는 1명의 여인이 빈의 엘마이어 무용학교에서 춤을 배우고 있으며, 이들은 북한의 김정일을 위해 봉사하는 기쁨조 여인들이라고 전했다.

선발과정과 관리

기쁨조의 선발과정은 먼저 중앙당 조직지도부 제5과에서 선발인원의 '100배수 원칙’에 따라 전국 시도당 위원회에 추천인물을 할당 지시하면 시도당 위원회에서 그 적격자를 물색하여 신원조사에 따른 신상명세서를 상세히 작성하여 ‘당 조직지도부 제5과’에 제출하게 된다. 이때 신상명세서에 의문사항과 추가 확인사항이 있으면 ‘당 조직지도부 제5과’는 해당 시도당 위원회를 통해 재확인하고, 그 후 10배수 인원으로 선별하는 작업을 마친 후 그 인원을 남산진료소(평양 대동강구역 문수동 소재)에 보내 질병 및 성병, 처녀성의 유무를 가려내는 신체검사를 실시하여 적격자, 부적격자를 당 비서국에 보고한다. 이 보고에 의해 당비서국은 서류검토, 개인면담 등을 거쳐 최종 50명을 선발하여 그들의 사진과 함께 최종보고서를 김정일에게 보내 그의 결재를 받는다.

둘째, 김정일의 결재를 받은 여성들은 선발 후 6개월 정도의 교육을 받게 된다. 즉, ‘만족조’는 주연 시중과 성적 봉사에 필요한 예절과 기교를 익히고, ‘행복조’는 물리치료전문의로부터 안마, 마사지, 지압 등의 피로회복 전문기술을 연마하고, ‘가무조’는 주연시 발휘할 수 있는 노래와 춤 등을 익히게 된다. 특히 만족조와 가무조의 경우에는 김정일의 정기주연일인 매주 토요일 밤에 ‘자유의 밤’이라는 미명 하에 펼쳐지는 ‘인도의 밤', ‘뉴욕의 밤', ‘도쿄의 밤', ‘페르샤의 밤', ‘파리의 밤' 등에서 의상이나 음악 등 현지 풍습대로 연출가능하도록 철저하게 교육받고 있다.

또한 마지막 교육과정인 보름간의 해외견학교육이 끝나면 이들은 호위총국 소위계급이 주어져 만 25세까지 명목상 인민군 군관으로 복무하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들은 1년에 2차례의 신체검사를 받아 질병 등 부적격판정이 나면 그 즉시 해임되고 만다.

셋째, 북한당국은 기쁨조 선발을 위해 유급 초급당비서 이상의 당 간부들에게 기쁨조의 선발기준 표준지표를 비밀리에 제시 수행하고 있다. 즉, 그 표준지표인 『위대한 수령님과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만수무강사업은 전체 당원과 당 위원회의 신성한 의무이다』라는 제하의 극비책자를 각 당 간부들에게 지급하고 그 책자의 기준에 의거하여 기쁨조를 물색하여 추천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 책자에는 선발대상자의 상체, 하체, 전실별로 구분한 표준모델을 정해두고 이에 따른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해 놓고 있다. 그 책에 의한 표준모델의 구체적 수치를 보면, 얼굴형은 16세 때 버들잎형(타원형)이어야 하고, 신장은 16세 156cm, 20세 160cm, 24세 162cm 이상이어야 하고, 하체는 좌골부터 뒤꿈치까지 길이가 앉은키보다 5cm 이상이어야 한다.

이러한 선발기준표에 적합한 여성을 구하기 위해 각 시·군의 유급 초급당비서 이상 간부들은 자기 담당구역에 관계없이 매년 1인 이상을 시·군 병원 기술부원장의 신체검사를 거쳐 도당조직지도부에 추천하고 있다. 추천을 받은 도당조직지도부는 역시 표준지표에 의해 정밀심사 후 중앙당에 보고하고, 보통 1개 도에서 연 10명 내외를 중앙당에까지 올리고 있다.

이때 만약 추천담당자의 추천실적이 없을 경우 그 담당자는 매년 6∼7월경에 시·군 단위별로 개최되는 당위원회의 결산시 그에 따른 문책을 당하며 3년 동안 1명의 추천자도 내지 못할 경우 직위해제나 강등까지 당하게 된다. 따라서 해당간부들은 앞다투어 신학기만 되면 고등중학교를 방문하여 수명의 여학생들을 기쁨조의 선발대상 예정자로 내정하고 학교 당 위원회를 통해 철저히 관리,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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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자료>

이한영, [대동강 로열 패밀리 서울 잠행 14년], 동아출판사, 1996
신영희, [진달래꽃 필 때까지 1.2], 문예당, 1996년
고영환, [김일성의 꿈, 서울에서 이루어지다], 조선일보사, 2000
북한대사전, (사)북한연구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