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networking: 한 탈북자가 김대중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김대중 대통령님께 삼가 이 글을 올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북조선에서 탈출한 강○○이라고 합니다.

저는 인민학교 중학교를 졸업하고 철도학교를 졸업한 다음 증기기관차도라는 철길소대에서 일하다가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동생을 중국에 보낸 다음 99년 중국에 왔습니다.

제 할아버지는 1950년도 조선전쟁시기 전동기를 팔았다는 이유로 북한 감옥에서 운명하셨다고 아버지께 들었습니다. 저의 아버지도 3년 전에 북한 당국에 대한 울분을 참을 수 없어 “김정일 시대는 안돼!”라고 말 한마디 한 것으로 보위부에 체포되어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습니다. 그 후 검찰소와 보위부에서는 우리 가족을 못살게 굴며 심문도 하고 때리기도 하며 우리 가족까지 죄를 만들어 아버지와 같이 정치범수용소에 처넣으려고 하였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잡아넣어서 자기의 승급을 올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보름씩이나 심문을 받고 나온 우리 집 식구들은 보위부의 감시 속에서 아무 데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공장에서 무보수 노동만 하여야 했습니다. 또 직장에서는 하루 이틀만 안 나와도 어디를 갔었는가, 뭘 하였는가 라고 물어보며 즉시 신고하곤 하였습니다.
조그마한 일이라도 생기면 감옥에 처넣을 판이었습니다.

저는 사회에 나와서 3번이나 큰 죄 없이 로동단련대라는 작은 감옥에 잡혀갔었습니다. 한 번은 열흘 동안 일을 나오지 않았다고 잡혀갔고, 한 번은 소대원들을 데리고 동원을 나갔다가 일이 힘들고 너무 배가 고파 소대원들과 농장 강냉이를 훔친 죄로 로동단련대에 들어갔습니다. 그 곳에서는 3일 동안 재우지 않고 밤낮으로 기합을 주었습니다. 또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앉았다 일어났다' 1500개를 하고, 밤낮으로 마른명태를 두드리듯 두들겨 패며 때립니다. 그들은 싸리 코쟁이로부터 손으로 쥐기도 힘든 몽둥이로 사람을 때립니다. 그곳에서는 개가 먹는 것보다도 못한 음식을 사람에게 조금 주고는 일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기계처럼 시켰는데, 약간 걷는 기색만 보여도 감독들이 달려들어 몽둥이로 때립니다. 밤 11시부터는 주체사상, 유일사상체계 10대 원칙 등을 통달하게 하고, 하루 있었던 일들을 총화 합니다. 그리고 일을 하다가 땅에 떨어진 강냉이 한 알만 주어먹어도 그날 그 죄로 기압을 받거나 무리(몰) 매를 맞아야 합니다. 그곳 반장이라는 놈이 말하기를 “3일이면 너희들을 매 한 대도 안 때리고 죽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그랬습니다. 바깥에서도 먹지 못해 여윌 데로 여윈 사람들을 먹이지 않고, 재우지 않고 밤낮으로 기계처럼 일을 시키면 얼마 안돼서 모두 죽을 것입니다.

저는 로동단련대에 들어가서 일을 할 때마다 조선 민족의 슬픔과 억울함과 분노를 느끼며 어떻게 하면 이 생활을 이겨내고 바깥에 나가서 중국으로 탈출할 수 있을지 고민하였습니다. 저는 그 사회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었고, 희망과 앞날의 포부와 발전도 없는 그 사회에서 매일같이 감시를 받으며 하루도 더 살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곳에 남은 것이란 조그마한 일만 생겨도 감옥에 잡혀가 죽는 것 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와 동생을 먼저 중국에 보내고, 1년 후에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습니다.

두만강을 건널 때 임신 중인 제 아내는 경비대의 추격을 받으며 산을 넘고 벼랑에서 떨어지기도 하면서 중국에 왔습니다. 그리고 연변까지 오는 길에 강도를 만나 또 산을 몇 개나 넘고 길에 들어섰는데 연변 사람, 림산 사람들이 제 처를 빼돌려 팔아먹으려고 하였습니다.

운 좋게도 저와 제 처는 그들의 손에서 빠져 나와 작은 할머니네 ‘큰어머니’집에 도착하였고, 열흘 후 흑룡강에 들어가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우리 탈북자들을 보기만 하면 매일같이 붙잡아 갔습니다. 그래서 살길도 막막하고 언어도 틀려서, 또 언제 잡혀갈지 모르는 암담한 상황에서 저와 아내는 아이를 팔자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계시는 문00이라는 좋은 분을 만나서 아이를 남에게 주지 않고, 또 희망도 가지고 살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시각도 한국에 계시는 문선생님과 중국에 계시는 황00 큰어머님의 도움으로 그 분들의 인도를 받고 있습니다. 탈북자 15명 우리 가족은 좁은 집에서 갇힌 생활을 하며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 가기를 원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 분들은 우리 가족을 한 사람 한 사람 교양개조 시키고, 한국 사회에 가서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가를 하나하나 가르쳐 줍니다. 또한 한국에 가면 탈북자들의 모범으로, 모범 가정으로 되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 분들의 성실한 노력으로 정말 마구잡이로 살던 우리 가정도 이제는 많이 개조되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깨우쳤습니다. 또한 모든 것을 참으며 자신보다 남을 사랑하고 어디 가서나 남의 힘을 빌지 않고 착실하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을 만나지 못하였다면 우리 가족이 어떻게 되었을지 몰랐을 것이며, 새 삶의 희망도 가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또 중국에 와서 2번이나 잡혀서 겨우 살아났습니다.

저는 중국에 와서 교회를 다녔는데 한국에 계시는 김쪻쪻 목사를 만나 예배를 드리다가 공안 당국의 불의의 습격으로 체포되었다가 도망을 쳤는데, 얼마나 담을 넘고 넘어지면서 뛰었는지 다리 살이 찢어져 바지에 피가 질퍽할 정도였습니다.

정말 하루하루 사는 것이 가슴을 조이고, 언제 붙잡혀 나갈지 모를 상황에서 오직 구원받기를 바라며 하루하루 생명을 유지해가고 있습니다.

중국 조선족 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 “이제는 잡혀서 북한에 가도 죽이지 않고 살려준다”고 하는데, 지금 북한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우리 탈북자들을 보기만 하면 즉시 체포해 북한 당국에 넘깁니다. 북한에서는 탈북자들을 인계 받고 정치범과 경제범으로 나누어 처리하는데, 중국에 와서 3달 이상 된 사람들은 정치범이나 경제범으로 감옥에 처넣습니다. 설사 경제범으로 들어간다 해도 바깥사람도 먹고살지 못하는 판에 감옥에 있는 사람들은 한 달 정도면 굶어죽거나 맞아죽고 맙니다. 북한은 지금 날이 갈수록 인간의 자유가 없어지고 인권이란 더 말할 것도 없는, 온 사회가 감옥 같은 나라입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우리 탈북자 15명 가족을 붙잡기만 하면 바로 북한에 넘기고 말 것입니다. 그러면 북한에서는 우리 모두를 정치범 수용소에 처넣고 죽일 겁니다.

우리는 하나의 희망 뿐, 대통령님께서 우리 탈북자들을 구원해 주기만을 간절히 빌며 하루하루 살아나가고 있습니다. 구원을 받지 못하면 우리 가족은 모두 자살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죽는 것은 두렵지 않습니다. 죽는 것은 쉽습니다. 그러나 조선 민족으로서 북한 백성들이 원한을 풀고 새 세계를 보게끔 눈을 틔워주고 싶습니다. 민족 앞에 작은 힘이나마 무엇인가 하고 싶고 통일을 위해 살고 싶습니다.

대통령님께서 진정으로 민족을 위한 길을 가고 계신다면 우리 탈북자들을 구원해 주십시오. 구원의 손길을 빌고 또 빕니다.

저희들은 대통령님만을 하늘처럼 태양처럼 믿고 희망을 갖고 굳세게 삽니다. 머리 숙여 큰절을 백 번 천 번 삼가 올리오니 눈물로 쌓인 우리 탈북자들을 구원해 주십시오.

우리를 구원하여 한국으로 데려간다면 우리 가족은 정부에 손을 내밀지 않고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생활해 나가겠다는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그럼 대통령님의 안녕과 건강을 축원하며 이만 쓰겠습니다.

탈북자 강○○ 올립니다.
8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