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말: 어떠한 상황에서도 북한인권운동은 지속되어야
남북관계에서 외형적으로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에 뒤이어 이산가족 상봉, 경제회담, 국방장관 회담, 그리고 올림픽에 남북의 선수들이 동시에 입장하는 등 각종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북한 노동당 창건일에 남쪽의 사회단체 인사들이 참관자격으로 북을 방문하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들입니다. 이런 문제에 대한 정치적 왈가왈부를 떠나 우리는 남쪽의 더 많은 인사들이 북쪽의 모습을 보고 느끼기를 원합니다. 설사 북쪽이 연출된 모습만을 보인다고 해도 그렇습니다. 수십 명 정도가 아니라 수백 명, 수천 명, 사회인사만이 아니라 이른바 북을 지지하는 학생들도 대규모로 북한의 모습을 보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럴 경우 북한측이 이를 허용할 지는 별도의 문제이지만 말입니다.

북미관계도 남북관계에 이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북한의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 조명록이 미국을 방문하여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면담하고 올부라이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측간의 공동성명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클린턴의 북한 방문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게 된 듯 싶습니다. 이를 지켜보면서 우려스러운 측면들에 대한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습니다. 즉 결국은 북한이 한국이라는 중간역을 통해 미국과의 직접협상이라는 원래 자신들의 원칙을 고수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양국관계가 지난 50년 동안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정상적인 국가관계로 발전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그 동안 문제가 되던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확고한 담보가 이루어져 한반도에서 전쟁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고 진정한 평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남북, 북미관계가 변화하고 있는 한편에는 그림자도 짓게 드리워 집니다. 그것은 북한의 인권상황과 탈북자들의 처지에 관한 것입니다. 지난 호 Keys에 북한에서 농업과학원 연구원으로 있다가 탈북한 이민복씨도 지적했듯이 최근 들어 탈북자나 일반인들이 북한을 비판하거나 북한인권문제를 거론하면 마치 보수적인 사람이나 냉전 지지세력으로 치부되는 경우도 그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외부상황이 어찌되든 민간 인권단체로서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 사람의 인권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고,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양보도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말해둘 뿐입니다.

우리 나라의 사정이 이러한 데 비해 북한인권문제는 국제인권운동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1999년 3월 10일의 프랑스 지식인 선언, 3월 19일의 한국 지식인 선언, 그리고 11월 10일에는 일본 지식인 선언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1999년 12월에 북한인권에 관한 국제회의가 서울에서 최초로 열렸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지난 9월 22일 프랑스, 독일, 체코, 루마니아 등 유럽 9개국의 지식인이 참여한 북한인권상황의 개선을 위한 유럽인들의 공동행동 촉구 선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말에 제2차 북한인권 국제회의가 열릴 예정으로 있습니다.

그러나 실은 이러한 국제적인 흐름의 촉매 역할을 한 것은 다름 아닌 우리 나라의 <북한인권시민연합(tel: 02-723-1672)>이라는 민간 인권단체였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남들이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 이 문제들을 수년 전부터 국제사회에 제기해 왔습니다. Keys는 <북한인권시민연합>과 윤현이사장님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 흐름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이번 호 Keys는 이 분들의 활약상을 소개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