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s' Comment: 김대중대통령의 베를린선언
이 선언은 ▲ 본격적인 경협을 위한 도로, 항만, 철도, 전력,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의 확충 ▲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 등 민간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조성 ▲ 식량난 해결을 위한 비료지원, 농기구 개량, 관개시설 개선 등 근본적인 농업개혁 등을 의제로 남북당국간 대화를 재개하자는 제안이다.

북한의 경제난이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단순한 식량 등의 지원차원을 넘어 전반적인 경제재건 프로젝트를 갖고 적극적으로 접근하자는 입장은 매우 적절하다.

문제는 북한정권의 수용 여부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도와주겠다는 데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베를린 선언은 일종의 개혁개방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결국 김정일정권이 개혁개방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현재까지 김정일정권의 개혁개방으로의 정책전환을 예고하는 단서를 발견하기는 매우 어렵다.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게 되면 남북한 사이의 엄청난 사회경제적 격차 때문에 북한정권의 무능과 기만정책이 한꺼번에 증명되는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 점이 역시 북한정권의 딜레마이다.

김정일정권이 애초에 개혁개방에 대해 별 관심이 없고, 이를 피하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면 남한당국으로부터의 이런 제안을 발상전환의 계기로 삼을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낙관적인 전망은 어렵다,

다만 베를린 선언이 제안의 일괄적인 수용을 예견하는 것이 아니고 비료나 식량의 지원부터 시작하자는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과거와 같이 비료지원 등을 의제로 한 대화재개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경우는 어차피 특별한 진전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징검다리로 대화가 발전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한데, 변수가 많은 우회로임에 틀림없다. 즉 과거와 같이 일회성으로 그쳐 일방적인 염원으로 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정권을 상대로 일정한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는 주목해 볼 만하다.

한편 베를린 선언에는“북한은 2년전 남북기본 합의서 이행을 위해 제의한 특사교환을 수락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경제재건지원 프로젝트와는 별개의 제안이다. 이는 정상회담 내지는 고위급회담 재개를 고려하는 내용인데 북한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