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s' Dictionary: 탈북자 (脫北者)[talbukza] 명
(類)북한이탈주민(北韓離脫住民), 탈북난민(脫北難民), 탈북식량난민(脫北食糧難民), 북한난민(北韓難民), North Korean refugee, North Korean def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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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탈북자(脫北者) 대신 귀순자(歸順者)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쓰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반공귀순자(反共歸順者)가 공식적인 용어였다. 그러다가 1997년 7월 한국의 법조문에서 ‘귀순자’라는 용어는 사라지고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신용어가 등장한다. 가령, ‘귀순한 장교’는 ‘북한의 장교였던 자로서 국군에 편입되기를 희망하는 북한이탈주민’이라는 비교적 긴 설명을 붙인 새로운 용어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것은 변화된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우선 귀순이라는 용어는 반공시대의 산물이다. ‘저항없이 순순히 오다’는 의미의 귀순은 ‘사회주의체제에 대한 반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이념대결시대의 요구가 담긴 용어로서 북한에서 아직도 쓰고 있는 ‘의거(義擧) 입북자' 곧 ‘의로운 결단으로 북에 들어온 자’라는 의미의 이 단어에 정확히 상응한다.

더 중요한 변화의 요인은 대략 1994년 이후 북한에서 대규모 기아사태가 발생하면서 체제나 이념을 떠나서 오직 굶어죽지 않기 위해 중국으로 넘어오는 주민들이 대량으로 발생한 데 있다. 이들 중 아주 드문 경우 남한으로 들어오는 행운이 주어졌다. 이들에 대해서까지 귀순자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적합치 않다는 판단이 합의된 듯하다. 따라서 이때부터 ‘북한을 벗어났다, 또는 탈출했다’는 중립적 의미만 들어있는 탈북자 또는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되기에 이른다.

90년대 초반에도 식량을 구하러 중국을 오가는 북한주민들은 있었다. 그런데 90년대 중반부터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는 이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들 탈북자의 성격을 놓고 난민(難民, refugee)으로 볼 수 있는지 논란이 있다. 난민이란 일반적으로 정치적 압박, 전재(戰災), 자연재해 등으로 생활의 근거를 잃고 고국이나 정주지를 벗어나온 자를 말한다. 난민은 대부분의 경우 본국의 보호를 받을 수가 없고, 또 그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외국에 생활의 근거를 두게 되므로 망명자와 유사하다. 난민과 망명자를 같은 의미로 규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정치적 신조가 희박한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그렇다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더구나 북한정권이 탈북자들을 무단 월경(越境)자로 취급하지 않고, 무조건 남한의 정보기관과 연계되었다는 혐의로 조사하여 고문으로 죽이거나 억지로 거짓 시인을 받아 사형에 처하고 있는 만큼 단순한 식량난민으로 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북한정권과의 관계 때문에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데 있다. 아울러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여 보호할 경우 그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 경제적 부담이 커질 것에 대한 우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탈북자 문제에 대한 책임당사자로서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가 발맞추어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책임있게 움직이는 주체가 있을 때 상황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