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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을 전후로 한 종북 논란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2-07-05 09:53:54  |  조회 6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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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민주당)과 통합진보당(진보당)이 야권연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악을에서 여론조작 부정을 저질렀다가 들통 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웬만한 정치인이라면 이 정도의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조속한 사퇴가 일반적이지만 당사자인 이정희 진보당 前 대표가 빠른 결정을 못 내리고 3일씩이나 끌었던 것은, 결정권이 자신에게 없고 배후에 있는 소위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조직이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사실은 이 배후 세력의 중심이 김일성주의를 신봉해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다 1999년 사건화 되었던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관련자들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4·11총선의 비례대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내에서 자유당을 능가하는 부정과 탈법이 있었다는 것이 당내 진상조사위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비례대표들의 사퇴가 결의되었으나, 이들은 사퇴는커녕 중앙위원회 폭력사태를 일으켜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작태를 보여줬다. 한편 사태 전개과정에서 국민적으로 제기된 종북 논란에 말끔한 해명은커녕, 애국가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등 사상적 정체성에 의구심을 키우는 발언들을 이어가면서 당당히 국회에 진입하였다.

게다가 통진당을 넘어 민주당에서도 “탈북자와 북한인권운동가를 배신자”라고 칭하는 의원까지 나왔다. 과거에도 종종 종북 문제와 관련해 이런저런 사건이 발생했던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종북 문제가 몇 달에 걸쳐 정치 이슈의 중심이 된 적은 없다. 이 사태의 근원은 한국 야당의 성격변화와 관련돼 있다. 즉 최근 몇 달 동안 신문지상에 구체적 내용이 소개되어 일반 국민들조차 많은 것을 알게 됐지만, 통진당은 과거 지하당 관련 활동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이석기 등 민혁당 관련자들과 북한에 당 간부의 사상성향 등을 보고하고 지령을 받다 2006년에 적발된 ‘일심회’ 같은 간첩사건에 관련된 자들이 소위 舊당권파로 주도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당 구성을 들여다보면, NL(민족해방)이나 PD(민중민주) 같은 이념과 노선의 차이를 떠나서 ‘운동권동창회’ 정당이라고 보면 된다. 즉, 舊당권파를 중심으로 한 NL이던 유시민·천호선 씨처럼 참여당 출신이던 심상정·노회찬·조승수 씨 등 진보신당 출신이던 조준호 씨처럼 민주노총 출신이던, 그 뿌리는 1970~80년대 좌파 민주화운동, 노동운동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야당의 운동권 정당화
민주당의 경우도 박지원 씨가 원내대표로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호남인맥과 중도적인 관료 출신들이 뒤로 물러나고 1980년대 후반 NL노선에 의해 만들어졌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의 486세대 운동권과 참여연대 등 친야(親野)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주류로 부각되었다. 또 민주당에도 1992년 발생한 중부지역당 사건관련자나, 이학영 군포시 의원처럼 1979년 발생한 남민전 사건 관련자, 1968년의 통일혁명당 관련자 등 지하혁명조직 연루자도 있다. 야당의 구성인자만이 아니라 그 지지자들도 7~80년대 학생운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인자들이 다수로 되었다. 즉, 민주당도 진보당과 거의 유사하게 과거 1970~80년대의 운동권에 기반을 둔 결사체에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1970~80년대의 혁명주의 운동권 세력이 30년 후에 대한민국 제도정치의 핵심으로 진입해 야권의 주역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입에 ‘민주주의’를 달고 살지만 기실 그들이 추구했던 것은 ‘자유민주주의’가 아니었다. 그것을 ‘민중민주주의’라고 하던, ‘직접민주주의’라고 하던 또는 ‘참여민주주의’라고 하던 그것은 ‘인민민주주의’의 변형된 얼굴에 다름 아니다. 물론 이들이 과거와 동일하게 순결한 혁명사상을 고수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풍화작용을 거쳤다고 보지만, 그 내용적 본질은 친북·반미 민족주의인 것이다. 앞으로 야당이 현존하는 질서에서 결코 실현된 바 없는 가상의 ‘민주주의’를 고수하다 몰락의 길로 진입할지 아니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인정하고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를 일관되게 뒷받침한 글로벌리즘을 수용해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로 진화할지가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을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종북 세력의 약화가 북한 변화를 촉진할 것
야당의 이와 같은 좌파 운동권 성향의 강화는 4·11총선에서 드러났듯이, 단순히 선거에 이기기 위한 전술적 연대가 아닌 전략적 연대의 바탕이 매우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총선 실패 이후 민주당 내에는 진보당의 종북 노선에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흐름도 있지만, 결국에는 대선 승리를 위한 연대를 거부하지 못할 것이다. 이와 비교해 새누리당은 건국과 산업화 그리고 온건민주화세력 등을 대표하는 보수주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들의 보수적 가치에 대한 확신이 미약하고, 그러다보니 당연히 보수의 가치를 실현해가기 위한 비전 제시, 호소력이 취약하다. 야당에 이념투쟁에 능한 인사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데 비해 야당과의 이념투쟁을 어떻게 전개할 지에 대한 능력도 떨어진다. 최근 종북 논란의 흐름에 당 지도부가 편승해 보려다 민주당이 오히려 색깔론 역공을 들고 나오자 제대로 된 대응도 못한 정황은 이를 드러낸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결국 종북 문제가 대선을 앞둔 향후 정치 일정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등장했고, 북한까지 가세한 마당에 이 문제를 회피하고서는 한국 정치를 논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더욱이 현 단계에서는 과거 북한이 한국정치에 개입하기 위해 전개한 대남 공세나 공작 차원에서의 북풍변수보다, 한국 내 종북 세력의 강화나 약화가 북한의 변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북한은 지난 60년의 현대사에서 내부적으로는 독재를 강화해 인민을 질식시키는 철저한 전체주의 체제로 전환되었고, 그것이 현재의 기이한 생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면, 남한 내에는 지하혁명조직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친북, 종북 세력을 부식하기 위한 사상전과 공작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 남한 내 지지역량이 약화된다면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큰 기둥 하나가 무너지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남한 국민들이 종북 세력의 실체를 직시하고 그들의 영향력을 차단하여 궁극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은 당면한 북한민주화운동에서 결정적 의의를 가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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