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대북제재 못하게 美 대통령 임기 막판에 중단선언 인쇄하기
이름 NKnet
2008-08-28 09:12:26  |  조회 25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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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 못하게 美 대통령 임기 막판에 중단선언

[논설] 北 ‘불능화 중단’ 선언 놀랄 일 없다…핵보유국이 목표
[2008-08-26 18:50 ]

26일, 북한 외무성이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 중단을 선언했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이 6자 회담 10.3 합의의 이행을 거부함으로써 조선반도 핵문제 해결에 엄중한 난관이 조성됐다”며 “10.3합의에 따라 진행중에 있던 우리 핵시설 무력화(불능화) 작업을 즉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영변핵시설을 원상 복구하는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5년 동안 진행해온 북핵6자회담이 중대한 위기를 맞게 됐다.

미국은 지난 22일 뉴욕에서 진행된 북·미 양자회동에서 ‘완전하고 정확한’ 핵 검증을 위한 이행계획을 담은 방안을 북한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미국이 제시한 검증 방안은 성 김 미국 북핵 특사가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과 사전 협의를 거쳐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6자회담 당사국들은 미국이 제시한 검증 이행계획 방안에 대한 북한측 입장이 8월 말이나 9월초 쯤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북한은 결국, 불능화 조치를 중단하고 핵시설 원상 복구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주변국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지 않음으로써 10.3합의를 위반한 것이 불능화 작업을 중단한 이유"라고 밝혔지만, 솔직한 답변이라고 볼 수 없다. 미국은 이미 지난 6월에 북한이 핵신고서를 제출했을 때, 대북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절차에 착수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은 대북테러지원국 해제 절차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핵검증 이행계획에 합의해야 한다고 보고, 당사국들과 핵검증 방안을 논의해왔다. 북한도 미국이 제시한 핵검증 이행계획서를 순순히 받아들고 검토에 착수했다. ‘핵검증 계획 합의 후 테러지원국 해제안’을 사실상 받아들였던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까다로운 검증 이행계획을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은 완전하고 정확한 검증을 위해 ‘샘플 채취’ ‘불시방문’ 그리고 ‘미신고 시설에 대한 국제적 검증 기준 적용’ 등을 계획서에 담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조치 중단을 선언한 것은 일단, 미국이 제시한 검증 이행계획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 표시다. 미국의 제안을 북한의 입맛에 맞게 바꿔보겠다는 전술적 조치인지, 아니면 아예 5년 동안 진행해온 6자회담의 판을 깨겠다는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주춤하던 북핵 협상이 결국 고비를 맞이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불능화 조치 중단에 6자회담 당사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북한의 입맛에 맞는 느슨한 검증안을 다시 만들 것인가, 아니면, 북한이 확실한 핵검증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강제할 것인가? 결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북한의 입맛에 맛는 검증안이란 결국 미국 등 6자회담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안이라고 본다면, 선택은 하나뿐이다. 북한이 핵검증안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고 성급한 군사적 압박 전술을 쓰는 것은 효율이 떨어지고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우선, 지난 6월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언급한 것처럼 북한이 핵 검증을 받아들일지 않을 경우 유엔 대북제재를 재개한다는 미국 행정부의 공식 방안을 시간을 두고 검토해야 할 것이다.

김정일의 핵전략은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미국과 관계개선 하는 것'이다. 그것이 현실로써 가능하든, 않든 목표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미국과 관계개선도 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북핵 협상이 계속되어 왔지만 김정일은 늘 미국 대통령 임기 막판에 협상을 깨버리는 패턴을 되풀이 해왔다. 미국이 대통령 임기 막판에 군사 옵션 등 대북 제재를 제대로 못한다는 사실을 김정일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여튼, 김정일 정권은 북핵협상에서 늘 ‘시간 벌기’ 전술을 해왔지만, 그렇다고 시간이 언제나 김정일 정권의 편은 아니다. 불안하고 초조한 것은 자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한 김정일 정권이라는 사실을 알고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이광백 논설위원]

* 이 글은 이광백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데일리NK'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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